『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시> 미평리발소

洪 海 里 2010. 11. 11. 03:54

 

미평리발소

 

洪 海 里

 

 

자전거로 삼십 리 길

집에서 대처 청주까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달리던 길

자갈이 깔려 있던 길

팽팽한 자전거 타이어에 핑핑 튕겨나가는

돌멩이처럼 우리는 어딘가로

늘 떠나고 싶던 중학교 저학년 시절

함께 자전거를 타고 통학을 하던

정길이란 녀석

미평리 앞길을 지날 때마다 우겨댔었지

미평리발소는 미평리에 있는 발소라고

발소는 머리를 깎는 곳이라고

바득바득 우겨대던 정길이

지금쯤 버석이는 허연 머리칼 손으로 넘기며

발소의 문을 밀고 들어가고 있는지

흐릿하고 따뜻한 빛 바랜 추억 한 장

이발소 그림처럼 가슴에 걸려 있네

발소髮所든 발관髮館이든 무슨 상관이랴

머리를 깎고 다듬는 곳임에 틀림없지만

미평리米平理를 米平里라 우겨대던

정길이 녀석 문뜩 보고 싶은

한 해의 끄트머리.


DSC00155.jpg

* 사진은 우리집 뒷정원인 아름다운 三角山으로 오른쪽부터 仁壽峯, 白雲峯, 萬景峯이고 가장 높은 백운봉이 836m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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