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시는 밥
- 막걸리
洪 海 里
막걸리는 밥이다
논두렁 밭두렁에 앉아
하늘 보며 마시던 밥이다
물밥!
사랑으로 마시고
눈물로 안주하는
한숨으로 마시고
절망으로 입을 닦던
막걸리는 밥이다
마시는 밥!
- 시집『투명한 슬픔』(1996)
탁배기 타령 洪 海 里
텁텁한 탁배기 가득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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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투명한 슬픔』(1996) |
막걸리병
洪 海 里
그녀를 제대로 맛보려면
부드러운 그녀의 어깨를 잡고
몇 바퀴 돌리고 나서
꺼꾸로 세워 흔들어 주어라
'돌리고 돌리고 ---',
아직은 아니다, 다시
가슴을 살살 애무하여 혼절시키든가
주먹으로 몸통을 내리쳐 기절시켜야
이 처녀 얌전해진다
시집가기 전
죽은 듯 조용히 서 있어도
정중동靜中動,
성질이 여간내기가 아니다
가슴속에 물폭탄이 들어 있어
잘못 건드리면 폭발하고 만다
그러나 살살 다루면서
따르다 보면 이 처녀 어느새 물새가 되어
신랑의 품속으로 소리없이 날아든다
금세 발갛게, 벌겋게 달아오른 돌고래
한 마리
지상의 바다 속을 헤매고 있다.
* 사진 : http://blog.daum.net/jooyeulrea에서 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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