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末伏
洪 海 里
세상이 문드러져 문둥이 같다
햇볕 뒤꿈치가 많이 닳았다
벼가 독이 올라 자궁이 퍼렇다
매미 울음통도 거덜이 났다.
-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폭염으로 모두 지쳐 가는 한여름에도 연꽃은 그 우아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진흙에서 자랐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는 이제염오(離諸染汚), 둥글고 원만해 바라보면 마음이 절로 온화해지고 즐거워진다는 면상희이(面相喜怡)…. 불교에는 연꽃을 칭송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코로나19와 지구온난화까지, 인간의 많은 과오에도 활짝 핀 연꽃이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고치면 된다고 위로하는 듯합니다.
― 장승윤 기자 (8월 어느 날 서울 조계사에서/동아일보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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