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독종毒種』2012

<시> 매미껍질

洪 海 里 2012. 1. 9. 04:02

 

매미껍질

 

洪 海 里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뜻 그런 생각이 났다

불쑥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생각이란 가끔 들고 나며 떠오르는 가벼운 것이다

바닷물이 들고 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철이 들고 나는 것이 하나이듯

생각이 들고 나는 것도 같다.

 

보는 것도 눈만이 아니다

눈보다 먼저 보는 것이 손이다

입이다 귀다 몸이다.

 

그래서

만져 보고

먹어 보고

들어 보고

해 보지 않는가.

 

생각이란 매미껍질 같은 것이다.

 

 

- 시집『독종』(2012, 북인)

 

* http://blog.daum.net/ch66da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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