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 비밀

洪 海 里 2012. 4. 28. 06:30
 

 

 

 

비밀

 洪 海 里


 

그 여자 귀에 들어가면

세상이 다 아는 건 시간 문제다

조심하라 네 입을 조심하라

그녀의 입은 가볍고 싸다

무겁고 비싼 네 입도 별수없지만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깝다고

입이 근지럽다고

허투루 발설 마라

말 끝에 말이 난다

네 말 한 마리가 만의 말을 끌고 날아간다

말이란 다산성이라 새끼를 많이 낳는다

그 여자 귀엔 천 마리 파발마가 달리고 있다

말은 발이 없어 빨리 달린다, 아니, 난다

그러니 남의 말은 함부로덤부로 타지 마라

말발굽에 밟히면 그냥 가는 수 있다

그 여자 귓속에는 세상의 귀가 다 들어 있다 

그 여자 귀는 천 개의 나발이다

그녀는 늘 나발을 불며 날아다닌다

한번, 그녀의 귀에 들어가 보라

새끼 낳은 늙은 암퇘지 걸근거리듯

그녀는 비밀肥蜜을 먹고 비밀秘密을 까는 촉새다

'이건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이다'.

                                 - 시집『비밀』(2010)

'시화 및 영상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5월  (0) 2012.05.09
명창정궤明窓淨几의 시를 위하여  (0) 2012.05.04
<시> 독작하는 봄  (0) 2012.04.18
<시> 배꽃  (0) 2012.04.09
<시> 봄밤  (0) 2012.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