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 치매행致梅行 · 163
洪 海 里
도담도담 자라던 아기
반찬 투정 부릴 때처럼
맛있는 것 맛있다 말도 못하고
맛없는 것 맛없다 말도 못하는
께적께적 억지로 떠 넣는 숟가락질
밥알을 세다 사달이 나는
밥밑으로 검은콩에 작두콩까지 넣어도
아내의 입맛 하나 맞추지 못하는
나는 맛을 낼 줄도 피울 줄도 모르고
맛부리는 일에 멀기만 한 사내
도나캐나 먹으며 살던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던 때
밥상머리 앉으면
그립구나 그 시절.
- 《다시올文學》2015.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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