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없다

洪 海 里 2015. 8. 1. 08:45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없다

 

洪 海 里

 

 

 

풀 한 포기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들꽃 한 송이

또한 그런 듯하지만,

 

저 여리디여린 풀·꽃도

지옥 같은 더위와 비바람을 다

견디어 내고 나서 제 몸을 연다

한 채의 찬란한 우주를!

 

풀잎은 왜 뾰족한가

두근거리는 네 눈빛 때문이다

꽃잎은 어째서 울퉁불퉁한가

그 속에 음순이 춤추고 있어서다

 

배추 절 듯 전 그대의 오후

허공을 천천히 산책하고 있는

풀꽃 한 송이

네 앞을 환히 밝히고 있지 않는가.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2016)


* http://cafe.daum.net/yesarts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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