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도 없다
洪 海 里
풀 한 포기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들꽃 한 송이
또한 그런 듯하지만,
저 여리디여린 풀·꽃도
지옥 같은 더위와 비바람을 다
견디어 내고 나서 제 몸을 연다
한 채의 찬란한 우주를!
풀잎은 왜 뾰족한가
두근거리는 네 눈빛 때문이다
꽃잎은 어째서 울퉁불퉁한가
그 속에 음순이 춤추고 있어서다
배추 절 듯 전 그대의 오후
허공을 천천히 산책하고 있는
풀꽃 한 송이
네 앞을 환히 밝히고 있지 않는가.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움, 2016)
* http://cafe.daum.net/yesarts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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