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
- 치매행致梅行 · 193
洪 海 里
"밥 먹자!" 해도 "싫어!"
"옷 갈아입자!" 해도 "싫어!"
"손톱 깎자!" 해도 "싫어!"
"약 먹자!" 해도 "싫어!"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일인가
어쩌자는 말인가
내가 나에게 화가 나서
차라리 같이 죽어 버리자
죽어,
이리 살아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게 어디 살아 있는 것인가
그래도 가까이 있을 때
소중하다는데
큰소리치고 나서
안됐다는 생각에 후회, 후회하고
씀벅씀벅 눈을 끔벅이다
손 잡아 주면 금세 웃음이니
"싫어, 싫어!" 하는 아내를 잡는
내 손이 내 손이긴 한 것인가
내가 정말 나이긴 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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