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석양빛에 물들다 - 치매행致梅行 · 195

洪 海 里 2016. 9. 5. 11:20

석양빛에 물들다

- 치매행致梅行 · 195


洪 海 里




금세 후회할 걸 뻔히 알면서도

이러는 내가 싫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말을 했더라면

그리 행동하지 말았더라면


좋았겠지

좋았을 텐데


바라보면 딱하고 안쓰러워

눈시울이 그냥 젖는데


소리치고 마구 대하는

내가 밉고 싫어서


어서 가야지

먼저 가야지


바늘편지를 쓰고 지우며

하루에도 열두 번


비·틀·비·틀, 비틀·비틀, 비틀비틀거리는데

아내의 석양빛이 낯설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