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미간)

미꾸라지, 새를 잡다

洪 海 里 2016. 10. 18. 11:20


미꾸라지, 새를 잡다


洪 海 里




수조의 연잎을 착륙장으로 알았을까

잎에 떨어진 미꾸라지 먹이를

쪼아먹으려다

물에 빠진 어리고 여린 새끼 참새

다리를 뻗어도 바닥에 닿지 않았다

천근만근이 된 작은 몸뚱어리로

올려다본 하늘은 너무 높고

물은 깊기 천 길이었다

바닥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요

하늘인 줄 알았는데 물속이었다

때늦은 점심이었을까

아니면 저녁이었을까

아기새 두 날개를 가지런히 모으고

다리를 쭉 뻗은 채 이승을 잃었다

아니 잊었다

"이게 뭐야!" 하고 들여다보다

얼른 꺼내 대나무 아래 묻어 주었다

새는 노랑어리연과 놀 수 없었다

날개는 물갈퀴가 아니라서

하늘도 물에 젖어버렸다

쓸쓸한 적막이 하늘을 가려버렸다.




* '따뜻한 소식' 435호(www.onday.or.kr)에서 옮김.

2020.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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