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돌아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212

洪 海 里 2017. 1. 22. 20:45


편지지 상단

돌아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212


洪 海 里




지상에 떨어져 나와

한평생 피다

돌아가는 길입니다.


백목련 꽃봉오리 위

푸른 나뭇그늘

가을 들녘의 논두렁 밭둑

눈 내리는 순백의 적막을 지나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도 없는 집으로

앞장선 여린 아내

뒤따르는 못난 사내.


집은 저 먼 곳에 있고

뚜벅뚜벅 나를 찾아가는

뭍인지 물인지도 모르고 가는,


우주 산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