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단풍을 보며 - 치매행致梅行 · 295

洪 海 里 2017. 10. 21. 21:08

단풍을 보며

- 치매행致梅行 · 295


洪 海 里




언제 연두였던가, 그냥 초록이었던가

아니 진초록이었던가,

묻지를 말라!


연두 속에 초록, 초록 속에 진초록을 품어

연두면서 초록이고 진초록이었느니,

사랑이 그렇지 않더냐!


번개 치고, 천둥 울고

벼락 때리는 것이 동시였나니

그렇듯 한평생이 한 순간이란 말.


저 고운 한 닢 단풍은

연둣빛 번개, 초록빛 천둥, 진초록 벼락이

빚어낸 한 생이니,


아내여,

사랑이란 한 송이 꽃

다 피우지도 못하고 마는 꽃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