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과 환청
- 치매행致梅行 · 301
洪 海 里
서울이 얼어붙었습니다
눈이 내리고 영하 18도
나도 시퍼렇게 곤두박질칩니다
아내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게 보입니다
문 열고 나오는 발자국 소리 들립니다
아내의 손을 잡고
미끄러운 거리를 걸어다니다
포장마차 문을 밀치고 들어갑니다
금세 입도 따뜻하게 녹고
속까지 훈훈해져
마음이 다 풀렸는데
까짓 영하 날씨가 별것이겠습니까
따끈한 어묵과 소주 한 병의 어슬녘
아득하고 어둡고
그윽하고 멉니다!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칫솔 - 치매행致梅行 · 303 (0) | 2017.12.25 |
---|---|
몸과 마음 - 치매행致梅行 · 302 (0) | 2017.12.17 |
으으응! - 치매행致梅行 · 300 (0) | 2017.11.30 |
일지 - 치매행致梅行 · 299 (0) | 2017.11.01 |
귀를 비우다 - 치매행致梅行 · 298 (0) | 2017.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