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치매행致梅行 · 252
洪 海 里
물 마른 샘에는
고기가 살지 못 하듯이
죽은 나뭇가지에는
새가 깃들지 않듯이
파투난 노름판에
개평꾼도 사라지나니
있이 사나 없이 사나
살아 있어야 제왕일러니
첫눈 내리는 날에는
너나 나나 열일곱이 되자.
* 홍해리 시인은 "치매癡呆를 치매致梅라고 함이 옳다. 梅花에 이르는 길이다."라는 명구를 남겼다.
이 말은 치매를 앓는 환자를 간병해 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눈 속에서 피는 천진난만한 매화.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병이 치매라는 것이다. 그렇다.
치매환자는 아이들처럼 행동하고 철이 없는 시절로 돌아가는 병이다.
치매환자를 간병하는 홍해리 시인의 <간병일지>를 읽어보면 이 이야기가 진실임을 알게 된다.
눈이 오면 제일 좋아하는 게 강아지다. 그리고 아이들이다.
그리고 치매환자도 아이로 돌아간다는 것을 이 시가 잘 보여주는 것이다.
매화꽃으로 돌아가는 치매환자들.
어서 의학이 발달되어 치매 환자의 완치의 길이 열리길 기원한다.
- 정일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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