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아내에게 -치매행致梅行 · 252 : 정일남(시인)

洪 海 里 2018. 12. 16. 06:58


 

아내에게

        -치매행致梅行 · 252

 

             洪 海 里

 

물 마른 샘에는

고기가 살지 못 하듯이

 

죽은 나뭇가지에는

새가 깃들지 않듯이

 

파투난 노름판에

개평꾼도 사라지나니

 

있이 사나 없이 사나

살아 있어야 제왕일러니

 

첫눈 내리는 날에는

너나 나나 열일곱이 되자.


 

* 홍해리 시인은 "치매癡呆 치매라고 함이 옳다. 梅花에 이르는 길이다."라는 명구를 남겼다.

이 말은 치매를 앓는 환자를 간병해 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눈 속에서 피는 천진난만한 매화.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병이 치매라는 것이다. 그렇다.

치매환자는 아이들처럼 행동하고 철이 없는 시절로 돌아가는 병이다.

치매환자를 간병하는 홍해리 시인의 <간병일지>를 읽어보면 이 이야기가 진실임을 알게 된다.

눈이 오면 제일 좋아하는 게 강아지다. 그리고 아이들이다.

그리고 치매환자도 아이로 돌아간다는 것을 이 시가 잘 보여주는 것이다.

매화꽃으로 돌아가는 치매환자들.

어서 의학이 발달되어 치매 환자의 완치의 길이 열리길 기원한다.

- 정일남(시인)

[출처] 아내에게|작성자 솔봉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