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사절가四節歌

洪 海 里 2019. 4. 6. 10:37

사절가四節歌

 

洪 海 里

 

 

 

함박꽃 벌어질 때면

마냥 올려다보고

제비꽃 날아올 때는

그냥 내려다보는

봄은 그렇게 흘러가 버리고,

 

수련睡蓮을 들여다보다

여름 다 보내고,

 

금강초롱 쳐다보다

가을이 사라져가니,

 

비파枇杷가 흰 꽃을 내밀면

비파琵琶 소리와 함께하고

차나무가 운화雲華를 피워낼 때면

찻잔 앞 홀로 앉아 바라다보는

나의 겨울!

 

- 월간《우리》2020. 4월호.


 

첫인사!

 

콩 새싹들이 마침내 씨앗 껍데기를 벗어던졌다.

가냘프고 어린 줄기와 새 잎이 거친 흙을 밀치고 물 한 모금에 의지하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삶에 대한 희망을 보는 듯하다.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가 함께하기에 비바람이 몰아쳐도 역경을 이겨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동아일보 2019. 04. 04.)

 

'『권커니 잣거니』(미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수수밭  (0) 2019.07.04
그리운 독백  (0) 2019.05.29
예쁠 '연娟'자에 대하여  (0) 2019.03.25
그때  (0) 2019.03.14
어초의 목탁  (0) 2019.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