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길을 널다

洪 海 里 2019. 7. 13. 06:32

길을 널다

 

洪 海 里

 

 

갈 때가 되면 갈 데로 가고

올 때가 오면 올 데로 오는

 

길 위의 삶은 길을 버리는 것

길이 없어야 찾아오는 삶

 

남편 그늘 십 리를 가고

아내 빛은 백 리를 가는

 

사랑이라는 아픔

아픔을 지닌 사랑

 

아픔의 흔적은 아름답다

 

말귀를 잡지 못하고

어둠 속을 헤맬 때

말은 이미 천리 밖으로 달아나 버린다

 

- 월간 《우리詩》 2021.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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