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감상> 금강초롱 / 금 강

洪 海 里 2019. 8. 14. 04:40

금강초롱


 

洪 海 里



1

초롱꽃은 해마다 곱게 피어서

 

금강경을 푸르게 설법하는데

 

쇠북은 언제 울어 네게 닿을까

 

내 귀는 언제 열려 너를 품을까.


 

 2

너를 향해 열린 빗장 지르지 못해

 

부처도 절도 없는 귀먹은 산속에서

 

꽃초롱 밝혀 걸고 금강경을 파노니

 

내 가슴속 눈먼 쇠북 울릴 때까지.



* 꽃말 : 각시와 신랑, 청사초롱.


   * 고개 숙여 종일 글자만 들여다보다가 문득 저 멀리 말씀 한두 마디 달고
초롱초롱 눈 밝히는 꽃 이야기를 듣고는 산속 잊혔던 그 숲에 살던 기억 살아나
늘 나를 열고 너를 기다리는 이유로 빗장 지르지 못하던 숲, 그 숲의 설법 피어나
내 머무는 곳에서는 그보다 더 간절한 고백 없었고 깊은 산속에서 몸을 구부려
귀먹고 눈멀어 더듬는 쇠북 참 오래된 소원을 읽었네.
         - 금 강.(2019.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