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知分 2021
洪 海 里
달콤한 말에 솔깃하다
귀를 쉽게 주지 마라
귀가 얇다 옅다
눈물 날 일 있으리니
귀 탓인가
내 탓인가
때는 이미 늦어 해는 지고
칠흑의 밤바다 등대도 이미 죽었다.
세상 욕심 낼 일 없다
네가 지분지분거려도
지 분수대로 사는 것
쉬워도 쉽지 않느니
꽃들이 몸을 열어도
비참한 봄날
새들도 귀를 닫았는지
산천이 적막경寂寞經을 읊고 있다.
* 2020. 04. 10. 동아일보. 홍진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