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불통 / 홍해리 : 道隱 정진희(시인)

洪 海 里 2021. 9. 14. 04:41

불통 / 홍해리

 

 

이번 시집 제목이 무엇입니까?

‘『비밀』’입니다.

 

시집 제목이 무엇이냐구요?

‘『비밀』’이라구요.

 

제목이 뭐냐구?

‘비밀’이라구.

 

젠장맞을, 제목이 뭐냐니까?

나 원 참, ‘비밀’이라니까.

 

- 출처 : 『독종』 홍해리 시집, (북인. 2012.

 

 

시를 읽으면서 포복절도를 하니 아내와 딸이

의아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홍해리 시인님의 시집 <비밀>을 출간하면서 출판사 담당자와 얽힌 얘기같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븐날, 시집간 딸 내외가 

먹음직한 케이크와 맛있는 와인 한 병을 들고 찾아왔다.

출출하고 심심한 긴 밤에 웬 기쁨인가?

케이크를 자르고, 와인 한 잔을 마시니 ‘크리스마스 하이(Christmas high'다.*

 

오늘 아침에 갑자기 웃음을 멈출지 모르는 날보고, 아내는

아직도 ‘크리스마스 하이네’ 라며 함께 웃는데....

 

“ 아냐, 시 한 편이 이렇게 웃겨 죽이네..”

“ 하하하, 넘 재밌어 ”

    

크리스마스이브를 거쳐 성탄절까지 “크리스마스 하이”를 즐기며

하하하 하루 종일 웃고 있는 나, 식구들이 이상하다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지금 내가 즐거운 것은 한 편의 시, “불통” 때문이다.

 "불통 하이"....ㅎㅎㅎㅋㅋㅋ다. ♣

 

 

*런너스 하이 : 달리기를 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흰구름 위를 달리는 것처럼

환희의 기쁨을 느낀다고 한다. 마라톤처럼 힘든 운동에서 느끼는 기쁨이라고

하는데 이를 일러 runners high라 한다.

이를 본 따서 “크리스마스 하이”라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