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늙은 첫눈

洪 海 里 2022. 11. 17. 04:50

늙은 첫눈

 

洪 海 里

 

 

나이 들어도 첫눈이 오니

들뜨는 심사 어쩔 수 없네

 

눈길에 미끌어질까 눈길을 던지며

설설 길 생각은 접어 두고

 

고갤 설레설레 흔들면서도

눈처럼 흰 눈썹[雪眉]을 그리다니

 

설이雪異 분분粉粉한 날

뒤범벅된 진흙길은 생각도 않고

 

강아지처럼 설레는

서화瑞花가 꽃 피는 세밑에

 

마침내 나이 든 눈이 내려

동화 속 설국으로 나를 이끄네.

 

 

* 삼각산 : 박제준 님 촬영(2022.11.20.)

'『권커니 잣거니』(미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지막 바람  (2) 2022.11.22
달항아리  (2) 2022.11.18
이태원공화국  (4) 2022.11.06
초라함에 대하여  (0) 2022.11.04
물처럼 바람처럼  (1) 202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