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귀에 지진이 났다

洪 海 里 2024. 6. 13. 11:34

귀에 지진이 났다

 

洪 海 里

 

 

대낮인데도,

세상이 환한데도

귀가 어둡네

 

감감하고

깜깜해서

그대 내게 닿지 못하네

 

내가 내게 말을 하고

내가 내 말을 들어도

내가 나와 천리만리이니

 

그대 어찌 내게 올 수 있으랴

한밤에도 귀가 환한 날이면

세상에, 세상에나 내게 올 수 있을지!

 

 

* 여수 한산寺 不聞像 : 박주희 시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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