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무교동武橋洞』1976

<시> 무교동 7

洪 海 里 2005. 11. 7. 16:12

 

무교동 · 7

 

홍해리(洪海里)
 

바람과 바람 사이에서
모래와 모래 사이에서
안개와 안개 사이에서
불길과 불길 사이에서
노을과 노을 사이에서
이슬과 이슬 사이에서
어둠과 어둠 사이에서
파도와 파도 사이에서
천둥과 천둥 사이에서
달빛과 달빛 사이에서
번개와 번개 사이에서
재와 재 사이에서
피와 피 사이에서
잠과 잠 사이에서
바람과 모래 사이에서
안개와 불길 사이에서
노을과 번개 사이에서
어둠과 파도 사이에서
죽음과 달빛 사이에서

얼굴이 무너지고 이름이 헐리고 있다
초주검이 된 새벽녘
두런대는 소리
무력과 부끄러움으로
아픔과 허기를 잊고
눈물의 강을 태우고 있다.

 

- 시집『武橋洞』(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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