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청별淸別』(1989)

<시> 우이동 일지 5 - 까치 한 쌍

洪 海 里 2005. 11. 17. 18:10

우이동 일지 ·5

- 까치 한 쌍

홍해리(洪海里)
 

언 하늘
나뭇가지에서 나뭇가지로
두려움도 없이 뛰어내린다
아찔아찔
현기증이 난다
깍깍깍 깍깍
청아한 목청으로 하늘을 찍어
온산을 깨뜨린다
나뭇가지 위에 피었던 눈이
다시 눈 위로 쏟아져 내려
하나가 된다
눈부신 비상과 낙하
오르고 내리는 것이 한가지일까
목숨의 줄타기를 보는
떨리는 영혼
눈을 감아도 황홀하다
살아 있음은 저리 아름답다
새해 아침의 부적이다
너희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