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애란愛蘭』1998

<시> 망종

洪 海 里 2005. 12. 13. 21:14

망종芒種
- 愛蘭

 

홍해리(洪海里)
 

고향집 텃논에 개구리 떼 그득하것다


울음소리 하늘까지 물기둥 솟구치것다


종달새 둥지마다 보리 익어 향긋하것다


들녘의 농부들도 눈코 뜰 새 없것다


저녁이면 은은한 등불빛이 정답것다


서로들 곤비를 등에 지고 잠이 들것다.

 

- 시집『愛蘭』(우이동사람들, 1998)

 

 

* 들녘 품앗이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마친 농부들의 눈에 은은한 저녁 등불이

자리할 틈이나 있겠는가.

저녁 밥숟갈 놓자마자 곤궁하고 피로함을 등에 지고 벌써 잠자리에

가셨을 터인데~~~.

농부는 잠속에서도 고단하다.

 반기성 저『그림과 시, 그리고 날씨 이야기』(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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