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시그림> 워낭을 울리다

洪 海 里 2006. 2. 14. 17:13

 

 

 
 

 
 

                                      2006년 1월 22일 07시 37분 주문진/백두대간

 

워낭을 울리다 / 洪海里


섣달그믐에서
정월 초하루까지
한 해를 가며
을유의 닭은 울었다
신선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힘차게 홰를 치고
오는 한 해의 잣대를
병술의 개에게 넘겨주었다
컹컹대며 달려갈 미지의 세계
희망이란 늘 먼 곳에 있어
우리는 청맹과니처럼
귀머거리처럼
앞만 보고 달려갈 수밖에야
세월이여,
때로는 쉬어가는 여유도 있기를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바라보며
기원하노니
올해는 어둔 곳 없이 비추기를
두루두루 환하기를
백지 한 장 앞에 놓고
마음속 워낭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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