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자살 집단 자살 洪 海 里 간밤에 천둥과 벼락이 계속 울어쌓더니 아침까지도 비가 퍼붓는다는 바다 건너 소식인데, 갓 시집온 애들이 나락으로 나락으로 겁도 없이 뛰어내린다고 무슨 대수냐 낙화로다. 『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2005.05.13
참꽃여자 10 참꽃여자 10 - 한오백년을 들으며 봄에 왔다 봄에 간 너의 침묵으로 피어나는 연분홍 아우성 앞에 무릎 꺾고 애걸하다 젖고 마는 눈물 맑은 손수건 다 펼쳐 놓고 싸늘한 바람도 잠깐, 꽃불이 붉어 무엇하리 피고 지는 게 다 이루지 못하는 세상일 줄이야 너를 보는 건 영원한 나의 誤讀이구나 물도 한껏 ..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아침에 만나는 시 아침에 만나는 詩 굴뚝새만한 몸뚱어리 새벽보다 먼저 와 천둥으로 우는 새 번개를 품은 꽃 맑은 눈 반짝이는 별 빛나는 저 허공 절간의 까만 진주알로 엮은 ---.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추억 추억 바다는 잔잔했다 막 떠오른 해가 금빛 햇살을 내리꽂고 있었다 실로폰 소리가 통통 튀어오르고 있었다 보랏빛이었다 어디선가 젖은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8월이 느릿느릿 바닷가를 돌아가고 있었다 저 거대한 짐승!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발을 닦으며 발을 닦으며 왜 발바닥에 때가 많이 끼는가 저녁마다 씻고 닦아도 소용이 없다 발바닥의 때만도 못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때로는 때라도 되고 싶다 때가 되면 어디든 때는 끼는 법 때는 자신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 때는 제 몸이 무거워 아래로 내려앉는다 온몸을 지탱하고 있는 몸의 노예인 발 그 밑에 ..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시수헌의 달빛 시수헌의 달빛 小寒날 詩壽軒에 모인 騷人들 술판이 거나해지자 漁樵 처사 시수헌이 아니라 詩酒軒이군 하니 林步 사백 시술헌으로 하자 하네 瑞雨 사백 '壽' 밑에 ㄹ(乙)자를 그려 넣었다 오, 우리들의 시수헌이여 '수'자에 획 하나 더해 '주'가 되든 받침 하나 붙여 '술'이 되든 시 속에 술이 있고 술 속..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시인은 누구인가 시인은 누구인가 바람이 자고 가는 대숲은 적막하다 적막, 한 시에 적막한 시가 나온다 그 시는 우주를 비추고 있는 별이다 시인은 적막 속에서 꿈꾸고 있는 者.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바다와 詩 바다와 詩 - 서귀포 새벽 난바다 칠흑의 수평선은 차라리 절벽이어서 바다는 대승의 시를 읊는데 나는 소승일 수밖에야 죽어 본 적 있느냐는 듯 바다는 눈물이 없는 이 아름다우랴고 슬픔이 없는 이 그리워지랴고 얼굴을 물거울에 비춰보라 하네. 제 가슴속 맺힌 한 모두어 품고 아무 일도 없는 양 말 .. 카테고리 없음 2005.05.13
까막딱따구리, 울다 까막딱따구리, 울다 홍 해 리 까막딱딱! 까막딱딱! 까막딱따구리한쌍이나무를찍고있다 저들의 울력에 나무가 살을 내주고 있다 그것이 나무의 천품天稟이다 나무의 어둠은 깊다 끝없는 심연이다 속살 속으로 깊이 파고 들면 나무의 나이가 흔들리고 드디어 오동나무가 운다 텅 빈 오동이 소리를 한다 때로는 가야금으로 어떤 때는 거문고로 울고 있다 나무는 서러운 것이 아니다 비잠주복飛潛走伏하는것들모두귀를열고있다 까막딱딱! 까막딱딱! 카테고리 없음 200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