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현금 3

<시> 무현금無絃琴

무현금無絃琴 洪 海 里 한여름 우이도원牛耳桃源 푸른 숲 속 어디선가 거문고 우는 소리 가야금 타는 소리 도도동 도도동 도도동동 동동동 동동동 동동동동 백년 살다 백골사리로 빛나는 오동나무 한 그루 까막딱다구리가 속을 다 비워낸 텅 빈 성자의 맨몸을 쇠딱다구리 수백 마리 꽁지를 까닥이며 쬐그만 부리로 사리를 쪼고 있다 줄 없는 거문고 가야금 거문고가 따로없다 온몸으로 우는 오동이 한 줄의 거대한 현絃이다. * 지난 유월 초하루(음) 임보 시인과 牛耳桃源에 올랐다. 막걸리 둬 병 꿰차고 우이도원에 당도하자 어디선가 가야금, 거문고 켜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가 오는 것을 알고 선녀라도 하강하여 환영연주라도 하고 있는 것일까? 가만히 보니 그 소리는 선 채로 죽어 있는 하얀 백골 오동나무에서 들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