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의 7

매화, 마지막 가는 길에 피는 / 이대의(시인)

매화, 마지막 가는 길에 피는 이 대 의 꽃이 피면 다시 지게 되어 있어요 너무 아파하지 말아요 이제 조금은 놓아 주세요 그래야 매화에 이르는 길도 편하죠 좋은 길로 생각하세요 아내가 아파할까 봐 예쁘게 만드신 길이잖아요 두 분이 원 없이 나누며 사시는 모습 참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웠기에 이별이 힘드시겠지만 그만큼 사랑하셨잖아요 후회도 미련도 다 버리고 어렵지만 받아들이셔야죠 꽃이 피면 다시 지게 되어 있는 걸 반역할 수 없어요 매화에 이르는 길* 그게 마지막 이별이 아니고 사랑을 간직한 꽃으로 피는 길이예요 * 『매화에 이르는 길』 : 홍해리 선생님의 시집 제목. - 월간 《우리詩》, 2021. 10월호.

詩化된 洪海里 2021.09.12

<화답시> 패랭이꽃 - 이대의/김한순 시인 : 洪海里

* 다음 네 편 시는 이대의 시인과 김한순 시인이 어머님 장례식에 와 선산의 패랭이꽃을 보고 쓴 작품에 내 화답시를 붙여본 작품들입니다. 패랭이꽃 한 송이 李 大 儀 상갓집 뒤뜰 눈물로 진하게 핀 패랭이꽃 착한 사람들 문상 왔다 보고 가라는 가신 님 고운 마음 같아서 한 점 그리움 찍어두고 돌아섰네 마음속에 담아두고 왔네. 패랭이꽃 - 이대의 시인에게 洪 海 里 대의 시인이 두고 간 패랭이꽃 한 송이 장마철 반짝 드는 햇살처럼 가슴에 피다 먼 길 돌아 돌아 여든두 굽이 지나 영원을 찾아서 시간을 세우고 길 없는 길을 따라 지평선을 넘어 무지개를 지나 허공 어디쯤 가고 계신 어머니 극성 더위 식혀 드리고자 패랭이 하나 씌워 드리오니 쓸쓸한 길 홀로 가시는 길 옷깃에 스며오는 서늘한 패랭이꽃 한 송이! (2..

시작 연습詩作鍊習

시작 연습詩作鍊習 洪 海 里  엊저녁 난바다로 무작정 출항한나의 백지선白紙船 해리호海里號거친 물결을 밀고 나아갔다 오늘 꼭두새벽빈배로 귀항했다 물고기 한 마리구경도 못한 채 험난한 바다에서 흔들리다파도와 달빛만 가득 싣고 축 처진 백기를 들고 투항하듯쓸쓸한 귀항나의 배는 허공 만선이었다.* 첫 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선명문화사)의 표제시「투망도投網圖」를 압축함.  * 언제부터였을까. 허공만 채우고 돌아오던 것이.만선의 꿈으로 살면서 빈배가 되기 일쑤인 것이 "무작정 출항" 때문일까. 물때를 탓할 것도 아니요 성긴 그물코를 의심할 것도 아니다. 일종의 버릇이다.어두워지면 슬금슬금 나오는 물고기들의 유혹을 따라난바다를 헤매는 이.   그러고 보니 새벽녘에 잠깐 뭔가 스친 것 같다. 연필로노를 젓는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