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 COVID-19 풍경 - COVID-19 洪 海 里 택배가 와 뭘 물어도 말이 없다 고맙다 인사에도 대답이 없다 길에서 길을 물어도 귀찮은 듯 대답은커녕 그냥 가버리고 만다 병아리도 삐약삐약거리는데 입을 여는 사람이 없는 벙어리 세상이 되고 말았다. 택배상자의 미소 요즘 저 때문에 다들 바쁘시죠. 요즘처럼..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0.04.22
풍경 - 치매행致梅行 · 250 풍경 - 치매행致梅行 · 250 洪 海 里 폐선이 다 된 배가 둥둥 떠 있다. 고요한 바람에도 잔잔한 파도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목선 한 척,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해는 지고 달도 없는 밤에,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풍경 풍경 洪 海 里 얼굴이 맷돌처럼 얽은 사내 모처럼 기어든 작부집 하룻밤 허기를 채우고 난 다음날 복사꽃 핀 흐뭇한 얼굴로, 해가 중천에 오른 시각 호기롭게 여자를 끌고 들어간 음식점 계집이 시킨 것은 갈비탕 보통 사내가 주문한 것은 곰탕 보통, 종업원 주방을 향해 "여기 갈보 하나, .. 시집『정곡론正鵠論』(2020) 2016.01.07
풍경風磬 풍경風磬 洪 海 里 허공은 고요의 집이 아니다. 한겨울 지나며 울음이 더욱 견고해진 우리집 붕어 매화 가지에서 처마 밑으로 이사했다 여전히 눈을 뜨고 자고 뜬눈으로 꿈도 지으니 얼마나 버거우랴. "밤새 몸에 고인 고요를 이겨 아침 공양을 올리려 하니 바람아 불어라, 바람 불어라 나..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2015.01.17
"들리시나요, 풍경소리?" 풍경 소리는 바람이 지나간 흔적입니다. 물고기는 하늘에서 헤엄치고 맑은 소리는 원을 그리며 퍼져 갑니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이 가난한 마음에 따끈한 난로가 돼 줄 때가 있습니다. ―전남 무안군 초의선사 생가 터에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카테고리 없음 2008.11.19
매화나무에 풍경 달다 매화나무에 풍경 달다 홍 해 리 거저 듣는 새소리 고마워 매화 가지에 방울을 걸어 주었다 흔들의자에 앉아 바람이 그윽한 화엄의 경을 펼친다 매화의 분홍빛 눈은 이미 감겨지고 연둣빛 귀를 파릇파릇 열고 있다 매화에 없는 악보를 풍경치듯 하나 하나 옮겨놓고 있는 붕어가 콕콕 쪼고 .. 시집『황금감옥』2008 2008.09.18
풍경風磬 풍경風磬 홍 해 리 밤새도록 잠들지 말라고 잠들면 그만이라고 또록또록 눈뜨고 있는 하늘물고기의 초록빛 종소리 매화나무 가지마다 꽃눈을 달아 준다고 삼복염천 빗발 사이 뛰어다니더니 눈 오는 날 눈발 사이로 날아다니는 투명한 종소리 말씀의 칼 하나 번쩍이며 봄이 머지않다고 .. 시집『황금감옥』2008 2008.09.18
<시> 첨마 첨마 洪 海 里 이 풍진세상의 무량인연을 눈 뜨고 자는 깡마른 붕어가 설피창이 걸치고 홀로 가는 이 그 사람 등에 대고 삭이고 있네. (시집『투명한 슬픔』1996) * 첨마 : 풍경(wind bell)을 이르는 다른 말 詩選集『시인이여 詩人이여』2012 2008.08.03
<시> 풍경 / 洪海里 ▲ 석남사 대웅전 앞의 풍경 ⓒ 2007. 한국의산천 ▲ 석남사 대웅전 추녀의 물고기가 도망간 풍경 ⓒ 2007. 한국의산천 풍경 洪 海 里 밤새도록 잠들지 말라고 잠들면 그만이라고 또록또록 눈뜨고 있는 하늘물고기의 초록빛 종소리 매화나무 가지마다 꽃눈을 달아 준다고 삼복 염천 빗발 사이 뛰어다니더.. 시화 및 영상詩 2007.01.10
<시> 풍경 풍경 - 李茂源 홍해리(洪海里) 점과 선과 색깔로 우는 새여, 날개는 접어 천상에 두고 선화지 위 수묵색 노래 엮어, 이승의 하늘 무변의 지상 원으로 원으로 그리네.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