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동 시인들> 제16집『깊은 골짝 기슭마다』
시작 노트
독자에게 가까이 가는 시, 가서 가슴에 닿는 시, 닿아 오래도
록 감동을 주는 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무슨 그런 고색 창연한 소리를 아직도 뇌
까리고 있느냐고 비아냥거린다 해도 나는 여전히 그런 시를 쓰
고 싶다.
그런데 이번 16집 역시 가슴속 썰렁한 아쉬움만 남기고 말았
으니---.
- 채희문
가을은 쓸쓸하다. 가을은 외롭다. 가을은 고독하다, 가을에는
혼자다. 쓸쓸하다는 것은 순수하다는 것일까. 보통 사람들의 생
각.
그리움의 열매가 가을가을 소리를 내며 익는다. 이번 작품들
엔 그리움이 자주 등장한다. 그 말을 다른 표현으로 많이 바꾸어
넣었는데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많이 지운다.
지우고 지워도 흔적이 남는다. 가을은 흔적이 남는 계절이다.
여름의 흔적, 싸움의 흔적, 살아 있음의 흔적이다.
이번 가을은 동인지 16집과 <북한산 단풍시제>로 마감하자.
이제 곧 겨울이 오고 한 해가 저물리라. 虛虛空空이다.
- 洪海里
네 마디 짧은 노래 四短始 10首와, 連作으로 시작하는
'빈정대는 노래' <諷> 5首, 그리고 나머지는 仙詩 連作인 <구를
위의 다락마을>을 이룰 것들이다.
- 林 步
아랫배가 부어 오른 미혼모들이 산부인과 병원 대합실에서 서
로 정보를 교환하듯 <牛耳洞 詩人들>도 그런 대합실 <詩壽軒>에
서 만난다. 자연 분만을 원칙으로 하는 시를 잉태한 임신녀들.
그들도 모유를 고집한다. 산아 제한에 칼을 쓰지 않고 단절될까
겁이 나는 평생 미혼모들. 나비, 벌, 꽃, 새들과 짝짓기를 하는
미혼모들도 있다.
- 李生珍
(『깊은 골짝 기슭마다』1994, 작가정신, 값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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