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리 시인
시집『淸別』1989 에서
영혼의 울림을 위하여 - 서문 나의 시는 확성기를 통해 해면에 깔리는 유행가 한 가락만도 못하다. 그림 앞에서나 우리의 춤사위를 볼 때도 나의 시는 맥을 못 춘다. 하물며 자연 앞에서야 그냥 무력해지고 막막할 뿐이다. 하고, 달빛을 교교히 엮어 현현묘묘 울리는 피리 소리... 바로 그것이어야 한다. 나의 시는 인수봉의 단단한 바위벽에 뿌릴 박고 천년을 사는 작은 소나무를 싸고 도는 바람소리, 어느 해 남해의 갑도 절벽 위에서 보았던 정월 초여드렛날의 맑고 푸르른 바닷빛, 초저녁부터 새벽녘까지 우이동 골짜기를 흔들며 피를 찍는 소쩍새 울음소리, 예송리 바닷가에서 흰 파도에 온몸을 맡기고 우는 환상 의 흑진주 같은 깜돌, 갑자기 확 달려드는 바다 ... 그 검푸른 파도 와 이랑마다 튕겨오르는 아침 햇살의 신선한 감동이고 싶다. 초록빛』에 이어진 것들로 발표된 것들만 모은 것이다. 제1부의 시편들은 겨울마다 섬으로 바다로 떠돌면서 얻은 것들 이고, 제2부의 작품은 주로 꽃과 인사에 관한 것들을 모았고, 제3부는 서울에서 가장 좋은 동네 우이동의 일지를 기록한 작품 이다. 마흔 아홉의 고개에서 묶는 이 시집을 계기로, 시를 쓰는 일이 내 육신의 작업과 따로 놀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그리하여 내 영혼의 울림을 짧고 단단하고 아름답게 그려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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