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 』2016

<시> 소요逍遙

洪 海 里 2011. 7. 6. 05:12

 

소요逍遙

 

洪 海 里 

 

 

한로 부근 햇빛은 맑다 못해 투명 그 자체,

 

햇볕 속에서 절로 익어가는 원형의 전설

 

안개 가득한 지상에 또르르 굴러가는 적막

 

묵언의 절간 하늘에 뜬 한가로운 흰구름장.

 

 - 시집『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도서출판 , 2016)

 

 * 한평생 사는 것이 소요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여기 저기 왔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걷다 뛰다 기다 날다, 이것 저것 잡았다 놓았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났다 헤어졌다,

칼날이었다 바위였다, 물이었다가 불이었다가 바람이었다가 먼지였다가,

한점 흰구름이 되어 지상에 내려 한가로이 소요하다 가는 것이 아닌가!

이제 나도 늦가을의 꽃 다 진 거리를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혼자 걷고 있다.

고맙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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