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 치매행致梅行 · 34
洪 海 里
푸르고 짙던 그늘
가을이 되자 많이 엷어지고
모든 길이 하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내가 숨을 쉬고
심장이 뛰고
피가 도는 동안 등 떠밀지 말아 다오
잠시 네 곁에 머물다 가는 거야
아프다는 말 하지 말라고
한마디 하고 나서,
나도 한 마리 누에가 되어
실을 낳을 수 있다면
말씀의 명주明紬옷 한 벌 마련하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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