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 거부
- 치매행致梅行 · 197
洪 海 里
어제는 귀가 차량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아내는 마구 떼를 썼습니다
내리라고 잡는 손을 뿌리치고 때리고
보통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화를 내며 실랑이를 벌이다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왜애, 왜애, 왜 그래애!
ㅁㅊ년 지랄하구 있네, ㅆㅍ년!"
이렇게 때로는 나도 막된 여자가 됩니다
어딘가로 무작정 가자는 말인가
집에 온 것도 모르고
남편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인가
한참 만에 아내는 눈물을 훔치며 내렸습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한동안 훌쩍이다
언제 그랬냐는 듯 눈물을 닦고 다가옵니다
어깨에 두 손을 얹고 마냥 바라보다
살몃살몃 웃음을 피웁니다
오늘도 하루가 또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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