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詩는 없다』(미간)

삐뚤어진 입

洪 海 里 2016. 9. 11. 05:22

삐뚤어진 입


洪 海 里




처서 지나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지만

조심하라

허허실실 따져 보지도 않고

한마디 겁박도 없이

살을 섞는

발기한 침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여기 저기

이것 저것

비독飛讀하다 한여름 가고

이제 아껴서 정精讀할 때라고

모기들이 덤벼든다

침도 비뚤어진 것이 더 따갑듯

배뚤어진 입에서 나오는 말

더 무섭다

바람 쐬고

볕을 쬐는 이 가을날

나도 여기저기

건너뛰며 띄엄띄엄 읽지 않고

다독다독 다독이며

정독해야겠다

배뚤어진 침

배뚤어진 말을 버리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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