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여자 아닌 여자 -치매행 致梅行 · 202

洪 海 里 2016. 11. 21. 09:59

여자 아닌 여자

-치매행 致梅行 · 202


洪 海 里




오늘도 어김없이 어른이유치원에 갑니다

팔짱을 끼든가

손을 잡고 걸어간다고

나이 든 사람들이 팔짱 꽂고 간다고

팔짱 끼고 보지 말기 바랍니다

여자를 다 버린 여자도 아닌 여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마다

"이리 와, 이리 와!" 하며 손을 흔들고

다가가서 손을 잡고 함께 갑니다

차가 오면 으레 태워 주려니 하고

서서 기다리는 어른이입니다

세상에 어디 꽃이 부끄러워하던가요

새나 나비가 창피해 하던가요

부끄럼 타는 일이 없는

아내는 여자 아닌 여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