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에게
- 치매행致梅行 · 218
洪 海 里
어느 날
둘이서 나란히 누워 있다고
놀라지 말 일이다
세상이 다 그렇고
세월이 그런 걸 어쩌겠느냐
말이 없다고
놀라지 마라
이미 말이 필요 없는 행성에서
할 말 다 하고 살았으니
말이 없는 게 당연한 일
천지가 경련을 해도
그리워하지 마라
울지 말거라
유채꽃 산수유꽃 피면
봄은 이미 나와 함께 와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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