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거짓국
洪 海 里
우거지상이라 욕하지 마라
봄은 아직 멀고
따끈한 국물이 그리운 2월 하순
달아난 입맛을 살려 줄 국 한 대접
김칫독에 널브러져 있는 우거지
국물이 푹 배어 있는
허연 골마지는 헹궈 버리고
고루고루 양념을 해 끓여낸 우거짓국
우중충한 날씨를 거두어 주는
우멍거지 같은 배추 떡잎과 겉대
깔보지 마라
막걸리 한잔,
구수한 국물에 금세
무거운 겨울은 가고
가벼운 봄이 와도
우거지는 여전히 입맛 당긴다.
* 2018. 2. 24. 도봉도서관 시청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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