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포록한 날
- 치매행致梅行 · 349
洪 海 里
잠이 포로록 날아들 것만 같은
잠포록한 저녁
시도 때도 없는 아내가 잠을 잡니다
새실새실 웃으며 뭐라고 말을 합니다
입술을 달싹이지만 알아들을 수 없어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매화가 핀 길을 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시월 보름날
마당에 나가 둥그렇게 비치는 달을
마냥 올려다봅니다
처녓적 아내의 젖무덤처럼
달꽃이 노랗게 피었습니다
내가 아내를 내려다보듯
달도 나를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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