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미간)

깨고 싶은 꿈같이

洪 海 里 2020. 11. 10. 06:26

* Before I die...? * 동아일보 2020. 11. 04. 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깨고 싶은 꿈같이

 

洪 海 里

 

 

너는 최선을 다 했는가

뭐라 대답할 것인가

깨고 싶은 꿈 같은 일 아닌가

애절하고 애잔한 눈빛

마지막으로 빛나는

별빛처럼이나 애처로운 눈빛

이제 보면 다시는 못 볼 듯이

그렇게 붙잡는 눈빛이라니

몰래 훔쳐보는 듯 애틋한

훔쳐보는 듯이 잔잔한

그늘 같은 눈빛으로

어린 아기가 엄마랑 눈을 맞추듯

이제 볼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듯

한숨 자라 해도

잠들면 다시는 못 볼 듯이

눈을 깜박이는 사이에도

시간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었다.

 

 

구월 스무닷새 새벽달이 너무 외롭고 쓸쓸하다!
적적막막하다.
11월 8일 아내가 39도까지 열이 올라 구급차를 타고 을지병원 음압격리병실에 함께 갇혔다.
온갖 검사를 하고 나서 COVID-19 음성 판정이 나와 다음날 일반병실로 옮겼다.
세상에 이 무슨 날벼락인가!
아내는 삼 년 석 달을 말 한마디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2020년 11월 12일 새벽 두 시 반 이승을 떠났다.
이제 푸른 저세상에서 편히 쉬기를 빌 뿐이다.
1949. 07. 27.~2020. 11. 12. 2 :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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