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커니 잣거니』(미간)

톺고 톺아보고

洪 海 里 2022. 10. 25. 09:10

톺고 톺아보고

 

洪 海 里

 

 

국밥도 몇 차례 토렴을 하고 나야

따뜻한 진국이 입 안에 돌 듯

 

헛물로 메케하던 시

휘영청 시원스런 세상으로 들려면

늙마의 괴나리봇짐만큼이라도

맛을 살려내야지

 

쓸데없는 짓거리 작작 하고

씻나락 같은 시어 잘 불려 놓았는데

"우리 밥 한번 먹자"

"언제 술 한잔하자" 하는 소리 듣지 않도록

 

너는 네 혀로 말하고

나는 내 귀로 듣는 세상

 

사는 일 참 아프지 않도록

쓸쓸하지 않도록

 

 

* 박흥순 화백 그림(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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