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꽃풀탑
洪 海 里
탑을 쌓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나무도 간절하면 몸을 흔들어
한 층 한 층 탑사塔寺를 짓는다.
층꽃나무를 보라,
온몸으로 꽃을 피워 올리는
저 눈물겨운 전신공양.
해마다 쌓고 또 허물면서
제자리에서 천년이 간다.
나비가 날아와 몸으로 한 층 쌓고
벌이 와서 또 한 층 얹는다.
스님은 어디 가셨는지
달빛 선정禪定에 든 적멸의 탑,
말씀도 없고 문자도 없는
무자천서無字天書 경전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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