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망도投網圖』1969

<시> 개똥벌레 연가

洪 海 里 2005. 10. 28. 10:14

개똥벌레 연가

 

洪 海 里

 

 

그대 어디 계셔요
온몸 달아 올라 
빛 발하는 것을 보셔요

뚜우 뚜 우는 물없는 항구처럼
그대 그려 발광하는
내 가슴을 보아요 타고 있어요

겨우내 잠들었던 강가에서
깨어 나와 기다렸어요

지나는 이마다 그댄 줄 알고
반짝반짝 발광하며 춤추었어요

일곱 마디 가슴 가득 
그대 그리워 불붙은 가슴
배가 고파요

겨우내 그대 그려 주려 왔는걸요
차라리 나뭇뿌리 아래
그대 없이 칵 죽어 버릴까 봐요.

저녁 별이 빛나는 길가
이슬 맺힌 풀섶에서
기다려도 그대는 아니 오시고
밀연密戀에 우는 서러움만 더해 갔어요

긴 배처럼 강가에 내려
정처없이 흘러 갈까요.

바다로 갈까 봐요
그대 찾아 이리저리 떠다니다가
힘 부치면 물결에 밀려 죽어가지고
물에 둥둥 떠 있을 거예요.

그대 어디 계셔요 지금
발광하며 춤추는 저를 보셔요.

 

-『投網圖』(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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