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 24

팔색조

팔색조를 찾아서 洪 海 里 동백숲이 섬을 덮은 지심도只心島 동백숲에 깃들이는 팔색조 동백숲에 숨어 석 달을 기다리고 또 열흘쯤 귀를 열고 있어야, 겨우 호오오잇 호오오잇, 가아헤이 가아헤이, 우는 소리를 들려주는 팔색조八色鳥 평생에 한번 운다는 울음소리 그 울음소리 찾아서 길을 떠나네 전설 찾아서 길을 떠나네 전설 찾아 길 떠나네 우리들의 눈에 등불을 켜게 하는 무명無明의 새야 우리들의 가슴속에 숨어 사는 새야 가슴속 천년 묵은 동백나무 어느 가지에 앉아 주야로 우는 너를 찾아 밤낮없이 길을 떠나느니 역사인가 환상인가, 너는? 신화인가 현실인가, 너는? 제 영혼의 빈 머리를 이고 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 팔색조가 나는 동백숲이 하룻밤 사이에 하늘로 날아오른다면 눈이나 끔쩍할 이 있기나 하랴 팰색조 울음소..

왜 이리 세상이 환하게 슬픈 것이냐 / 허향숙(시인)

왜 이리 세상이 환하게 슬픈 것이냐- 찔레꽃 洪 海 里  너를 보면 왜 눈부터 아픈 것이냐 흰 면사포 쓰고고백성사하고 있는청상과부 어머니, 까막과부 누이 윤이월 지나춘삼월 보름이라고소쩍새도 투명하게 밤을 밝히는데 왜 이리 세상이 환하게 슬픈 것이냐.  ㅡㅡㅡㅡㅡ아직도 내 안에는 슬픔이 가득한 것인지 많은 것들 중 늘 슬픔에 맨 먼저 마음을 빼앗긴다. 마음을 기울인다. 마음을 준다.홍해리 선생님은 사단법인 우리시회 이사장님으로 20여 권의 시집을 출간하신 중견시인이시다. 새해부터 '우리詩'에서 낭송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뵙게 되었는데 자상하심과 넉넉하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철학자다운 면모에 마음 숙여지는 분이다. 시집 또한 깊은 사유의 맥이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고운 인연에 감사드리며 더욱 강건하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