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생몽사醉生夢死 취생몽사醉生夢死 洪 海 里 한세상 흐리멍덩 산다 한들 이보다 멋진 삶이 어디 있으랴! 산으로 가든 하늘로 가든 이보다 좋은 길이 또 있으랴! 『권커니 잣거니』(미간) 2023.01.30
물메기탕 물메기탕 洪 海 里 내 팔자 이리 필 줄 뉘 알았으랴! 술 마신 새벽 쓰린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나는, 재수없다 텀벙텀벙 버려지던 물텀벙이였다. 『권커니 잣거니』(미간) 2023.01.30
홑동백꽃 홑동백꽃 洪 海 里 내가 한 가장 위대한 일은 너에게 '사랑해!' 라고 말한 것이었다 젖은 유서처럼 낮은 울음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때는 네 입술이 내게 다가온 순간이었다 나를 덮는 한 잎의 꽃 아지랑이 아지랑이. - 시집 『독종』(2012, 북인) 시화 및 영상詩 2023.01.25
고독사 고독사 洪 海 里 가는 거야 간다는 말도 없이 어디로 가는지 언제 가는지도 알지 못하고 해가 지는지 달이 뜨는지도 모른 채 꽃이 지듯이 그냥 가는 거야 별이 지듯 혼자서 가는 거야! 『권커니 잣거니』(미간) 2023.01.25
사람의 시간 사람의 시간 洪 海 里 세상에 태어나 사는 일 가로 지나 세로 지나 참나는 찰나일 뿐 어디서 나를 찾을 것인지 청사초롱 불 밝히고 죽을 둥 살 둥 참척해 봐도 참다못해 울음을 터뜨리는데 나이 들어 한 끼 때우듯 그러다 가고 마는 한평생 이런 들 저런 들 누가 뭐란들 그게 뭐라고, "다 미안하다! 그래도 나는 나대로 살았다!" 참따랗게 써놓고 떠날 수 있으면, "아, 잘 살았다, 잘살았다!" 하는 것이지 뭐 또 있겠는가! 『권커니 잣거니』(미간) 2023.01.23
「역설」캘리그라피 : 채영조, 류연실 * 시수헌에서 채영조, 홍해리, 이동훈 시인. 2023 .01. 07. 역 설 홍 해 리 너 없이는 한 시도 못 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다니 찔레꽃 피우지 말아라 내 생각도 하지 말거라 네 하얀 꽃잎 상복 같아서 내 가는 길 눈물 젖는다 한갓된 세상 모든 것 있는 대로 그냥 내버려 두어라 아픔도 때로는 얼마나 아름다우냐 발자국 남기지 말고 가거라 먼 길 갈 때는 빈손이 좋다 텅 빈 자리 채우는 게 삶이다 한때는 짧아서 아름다운 법이란다. - 시집 『바람도 구멍이 있어야 운다』(2016,도서출판 움). 시화 및 영상詩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