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평론·시감상 561

몸 -「치매행致梅行 · 249」/ 전선용(시인)

* 가슴 뭉클한 좋은 詩 한 편 몸 / 洪海里 세월을 버리면서 채워가는 헛 재산. 쌓고 또 쌓아 올려도 무너지고 마는 탑. - 《우리詩》 2018. 2월호. 「치매행致梅行 · 249」 〈감상평〉 위 시는 치매와 관련해 300여 편 '치매행'을 읊고 있는 홍해리 시인의 시편 중 249번째 시, 「몸」전문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홍해리 시인의 부인은 현재 투병 중이다. 짧지 않은 세월, 8년 동안 시인의 댁에서 직접 가료를 하고 있다. 주위에서 너무 힘드니까 요양원을 보내 치료를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종용해도 노시인은 요지부동, 말을 걸면 눈을 깜빡이며 의사를 표시하는 부인을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시인의 눈에서 회한의 시름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짐작조차 하기 힘든 고충의 나날,..

주소를 지우다 / 경기신문 <아침시산책>

경기신문 / 2017.12.25. 주소를 지우다 -치매행致梅行 · 11 洪 海 里 소식을 보내도 열리지 않는 주소 아내의 이메일을 지웁니다 첫눈은 언제나 신선했습니다 처음 주소를 만들 때도 그랬습니다 첫눈에 반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내 눈이 사로잡은 아내의 처녀 아직도 여운처럼 가슴에 애련哀憐합니다 이제는 사막의 뜨거운 모래 위 떨어지는 물방울 같은 내 사랑입니다 열어보고 또 열어봐도 언제부턴지 받지 않는 편지를 쓰는 내 마음에 멍이 듭니다. - 홍해리 시집 ‘치매행致梅行’ / 황금마루 ‘아내가 문을 나섭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냥 집을 나섭니다’로 시작되는 시인의 「다 저녁때-치매행·1」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했었다.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집에서는 세 아이와 여간 까다롭지 않은 ..

홍해리洪海里는 어디 있는가 / 시하늘 카페(cafe.daum.net/sihanull)

홍해리洪海里는 어디 있는가 / 洪海里 시詩의 나라 우이도원牛耳桃源 찔레꽃 속에 사는 그대의 가슴속 해종일 까막딱따구리와 노는 바람과 물소리 새벽마다 꿈이 생생生生한 한 사내가 끝없이 가고 있는 행行과 행行 사이 눈 시린 푸른 매화, 대나무 까맣게 웃고 있는 솔밭 옆 마을 꽃술..

如然 시집 『이응의 색』표사

如然 시집 「이응의 색』表辭 시를 향한 여연의 열정은 대단하다. 요즘 여연 시의 발전 속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가까이서 지켜보는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의 시가 한창 물이 오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주제를 낚아채 적확한 어휘를 차용하여 안차고 다라진 작품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자연이 시요, 사람이 시요, 세상이 모두 시다. 물론 시란 자신의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여연은 자신의 내외부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눈에 띄는 이미지를 끌어내 말맛을 입혀 한 편의 시로 조리해 내는 솜씨가 제법이다. 시를 쓰고 읽는 일이란 영혼의 고향의 찾는 일이 아닌가. 그곳에서 만나는 꽃 산 하늘 바다 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향기라니!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들이 앞으로 나올 여연의 많은 작품의 모탕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