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 가! 홍해리(洪海里) 내가 가! 라고 말했을 때 너는 가느냐? 고 물었다 다시 가! 라고 말했을 때 너는 가나다의 가? 냐고 물었다 또다시 가! 라고 말했을 때 너는 수우미양가의 가? 냐고 물었다 다시 한번 가! 라고 말했을 때 너는 O.K.? 냐고 물었다 마지막으로 가! 라고 말했을 때 너는 틀렸느냐? 고 물었다 ..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어지자지 어지자지 홍해리(洪海里) 검은 색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검은 색은 검은색 그러나 다시 들여다 보면 흰색이 나타나고, 흰 색을 한참 동안 보고 있으면 흰 색은 여전히 흰색 그러나 다시 들여다 보면 검은색이 나타나고. -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 http://blog.daum.net/hong1852 (진단시 8집. 19..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구멍 막기 구멍 막기 洪 海 里 사는 일이 어차피 구멍이나 막는 일 여기저기서 터지는 구멍으로 쇳소리도 스며들고 꽃향기도 새어나간다 생활이란 싸늘한 구멍이야 어찌어찌 꾸려서 막는다지만 가슴에 난 구멍은 어쩔 수가 없다 구멍을 막읍시다 구멍 구멍! 신나게 설레면서 구멍 찾아 구멍 막기 ..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고추밭 고추밭 홍해리(洪海里) 천하잡놈들이다 그놈들 행실머리라니 잘못 들어온 문도 닫지 않고 내닫는다 천지간에 물건을 내놓고 애놈들까지도 은화를 쩔렁대면서 덩달아 덜렁댄다 축 늘어져 있어도 빳빳하기는 독이 오를 대로 올랐다 하늘에 매달린 천사들의 남근이다 고구마 밭고랑에 앉아 오줌을 쏘는..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저녁나라 저녁나라 홍해리(洪海里) 술시戌時가 되면 술 생각이 난다 목적지에 다다른 철새들처럼 육지나 물 가까이 나즈막히 나는 긴 여행길의 짧은 휴게 오후 일곱시에서 아홉시 사이 동대문 근처 OB 맥주집 연한 보랏빛에서 검은 홍색 다시 감색에까지 서쪽으로 떨어지는 불꽃 잠시 후면 그대도 ..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선운사에서 선운사에서 홍해리(洪海里) 눈 내린 선운사 동백숲으로 동박새들 모여서 재재거리고 눈 위에 반짝이는 겨울 새소리 도솔암 오르는 길을 따라서 낭랑하게 선문답하는 개울 물소리 은빛으로 반짝반짝 몸을 재끼는 솔잎 사이 바람이 옷을 벗는다 암자엔 스님도 보이지 않고 풍경소리 홀로서 골을 울린다..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매화 매화梅花 홍해리(洪海里) 7.8월 매화는 임신중 입덧을 하느라 잎이 말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눈빛도 말려 언 눈 속 이른 봄 잔치는 잔치 삼복에 부른 배 기미가 피어 말린 잎 흔들다 잠이 든 고요.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난 난蘭 홍해리(洪海里) 이쁜 혓바닥 쏘옥 내밀고 돌아서는, 욕실을 나서는 기인 머리의 계집애. 도란도란 정답은 초가지붕 달빛 어리는 지창 안 연한 수묵빛 차마 풀지 못하는 포옹 말없이 가슴을 울리는 말씀 하나.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2
<시> 아내 아내 홍해리(洪海里) 별, 꽃, 달, 풀, 강으로 된 한 편의 서정시이더니, 자식, 연탄, 세금, 건강, 걱정의 장편 통속소설이 되었다. (1987) http:/myhome.naver.com/poethong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1
<시>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洪 海 里 시쓰는일이 색쓰는일같아라 주면서먹는다는 달콤한모순 사는일죽는일 하나라지만 사는일신명나나 죽 · 는 · 일 · 의 · 허 · 망 · 함 · 이 · 여 ! http://myhome.naver.com/poethong 시집『대추꽃 초록빛』1987 200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