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황금감옥』2008 86

벌초를 하며

벌초를 하며 洪 海 里  아버지 어머니는 풀벌레를 기르고 계셨다두 분 누워 계신 풀집의 풀들을 베어내자귀뚜라미 여치 메뚜기 방아깨비 베짱이여기저기 펄쩍펄쩍 뛰며 항의하고 있었다두 분 가실 때 나나 아우들의 모습이었다기다려다오! 푸른 풀이 다시 돋아날 때를달빛이 온 세상을 가득 채워줄 한가위면온갖 열매 둥글게 영글어 향기로운 저녁녘너희들을 다시 불러 모아 음악회를 열리니기다려다오! 우주의 악사인 풀벌레들이여! (2003.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