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꽃 18

명자꽃

꽃향시향 《춤》 2022. 10. 11. 명자꽃 박제영(시인, 월간 《太白》 편집장 명자꽃, 봄꽃 중에서 붉은 꽃을 고르라 하면 명자꽃이지요. 봄날 붉은 저것이 동백인가 싶기도 하고, 홍매화인가 싶기도 한데, 실은 명자꽃이지요. 흔하디 흔해서 ‘아무개’ 대신 써도 될 것 같은 이름, 명자. 명자꽃은 서럽게 붉지요. 오늘은 그 명자를 불러봅니다. 자료를 검색하다보니 눈에 띈 기사가 있어서, 그 기사를 쓴 이가 또 친한 선배이기도 해서, 전문을 옮깁니다. 2016년 3월26일 토요일 자 「강원도민일보」에 실린 강병로 논설위원의 칼럼입니다. 담장너머 명자나무에서 봄을 찾다 문득 떠오른 시 한 편.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다. 시를 읊조릴수록 마음이 무겁다. 세상이 그렇게 만든 탓일 게다. ‘꽃이/ 피는 건..

홍해리의 「명자꽃」과 마원의 「산경춘행도」

홍해리의 「명자꽃」과 마원의 「산경춘행도」 스페셜경제 기자명 심상훈 입력 2022.04.11 [심상훈의 오후 시愛뜰] 작가·인문고전경영연구가 이름만 얼핏 보고는 남잔 줄로 막연히 알았었다. 입때껏 남잔 줄 알았건만 ‘그’가 아니고 ‘그녀’라서 놀랐던 적 많다. 명자꽃 洪 海 里 꿈은 별이 된다고 한다 너에게 가는 길은 별과 별 사이 꿈꾸는 길 오늘 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별이 뜬들 또 뭘 하겠는가 사랑이란 지상에 별 하나 다는 일이라고 별것 아닌 듯이 늘 해가 뜨고 달이 뜨면 환한 얼굴의 명자 고년 말은 했지만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었지 밤이 오지 않는데 별이 뜰 것인가 잠이 오지 않는데 꿈이 올 것인가. 마원, (산경춘행도(山徑春行圖)), 12세기, 비단에 수묵담채, 대북 고궁박물관 “진정한 분석은 분..

명자꽃

명자꽃 洪 海 里 꿈은 별이 된다고 한다 너에게 가는 길은 별과 별 사이 꿈꾸는 길 오늘 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별이 뜬들 또 뭘 하겠는가 사랑이란 지상에 별 하나 다는 일이라고 별것 아닌 듯이 늘 해가 뜨고 달이 뜨던 환한 얼굴의 명자 고년 말은 했지만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었지 밤이 오지 않는데 별이 뜰 것인가 잠이 오지 않는데 꿈이 올 것인가. - 시집 『황금감옥』(2008, 우리글) * 명자꽃은 귀신을 불러오는 꽃이라는 말이 있다. 기억을 불러오고, 사람을 과거 속에 서성이게 하는 꽃. 그래서 옛 선비들은 명자꽃을 마당 안으로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을 기억 속으로 잡아끄는 꽃의 힘. 기억 속으로 잡아끄는 것들이 다만 명자 꽃뿐이겠는가. 시인은 원래가 몽상가들이다. 시인의 몽상은 하늘 안 어느..

<시> 명자꽃

명자꽃 시 / 洪海里 그림 / 김성로 꿈은 별이 된다고 한다 너에게 가는 길은 별과 별 사이 꿈꾸는 길 오늘 밤엔 별이 뜨지 않는다 별이 뜬들 또 뭘 하겠는가 사랑이란 지상에 별 하나 다는 일이라고 별것 아닌 듯이 늘 해가 뜨고 달이 뜨면 환한 얼굴의 명자 고년 말은 했지만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었지 밤이 오지 않는데 별이 뜰 것인가 잠이 오지 않는데 꿈이 올 것인가. * 洪海里 시인의 꽃시집『금강초롱』이 출판되었다. 며칠을 음미하다가 명자꽃에 마음이 머문다. 어떻게 이런 글이 나올까? '어린왕자'에서 양을 그려달라는 어린왕자에게 상자를 그려주고 그 속에 양이 있다는 내용이 떠올랐다. 중국에서 멋진 사찰을 준공하고 화공들을 모아 그 풍경을 그리게 했었다. 그 중 최고로 선정된 그림에는 절이 없었다. 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