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뼈 10

<시> 물의 뼈

물의 뼈 洪 海 里 물이 절벽을 뛰어내리는 것은 목숨 있는 것들을 세우기 위해서다 폭포의 흰 치맛자락 속에는 거슬러 오르는 연어 떼가 있다 길바닥에 던져진 바랭이나 달개비도 비가 오면 꼿꼿이 몸을 세우듯 빈 자리가 다 차면 주저없이 흘러내릴 뿐 물이 무리하는 법은 없다 생명을 세우는 것은 단단한 뼈가 아니라 물이 만드는 부드러운 뼈다 내 몸에 물이 가득 차야 너에게 웃음을 주고 영원으로 가는 길을 뚫는다 막지 마라 물은 갈 길을 갈 뿐이다. - 시집『황금감옥』(2008, 우리글)